1. 시작하며
삼성의 이어폰 라인은 결국 번들을 따로 파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특이한 예로 EP-1이라는 고가 이어폰이 있었지만 사실 이 EP-1도 YP-W3라는 삼성이 발매한 고가 MP3P의 번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삼성 이어폰을 산다는 것은 결국 번들을 구입한다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EH600의 리뷰를 적을 때도 말했지만 결국 자사의 MP3P에 들어가는 이어폰을 만든다는 것이 중요하고 기왕이면 팔아도 보는 게 어떨까? 정도인데, 이 점이야 소니부터 B&O까지 대부분의 미니기기를 만드는 업체들이 다 그렇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부분은 결국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번들의 특성상 특정한 성향을 강조하는 이어폰을 만들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구입하는 MP3P인 이상 특정한 음색이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 보다, 전체적으로 대중성이 강한 음, 모두가 들어서 좋은 음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하겠지만 이어폰의 디자인도 너무 튀어서는 안 되고, 대부분 MP3P의 가격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너무 고가의 이어폰이 되어서도 안 된다.
결국 번들은 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살짝 다르게 보면 번들은 일정 품질 이상으로 대중적인 취향을 만족하는 이어폰이라 는 것이고 적어도 사서 후회가 거의 없다는 것도 결국 번들이다. 이렇게 번들론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새로 나온 EP500 역시나 M1등에 사용된 번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결국 번들용 이어폰인 이상 나쁘건 좋건 번들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번들의 법칙에서 이번 EP500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2. 외관, 착용감
EH600과 동일한 패키징을 자랑한다.(….)
이건 참… 안타까운 부분인데, 이 패키징이 여러모로 빈약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다나와 가격대를 보자면야 패키징 자체는 가격 정도는 했다라고 볼 수 있지만, 최근 제품 패키지들은 가격을 떠나서 여러 방식으로 예쁘게 포장하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진짜 이 부분에서 애플은 세상을 바꾸었다) 삼성의 디자인팀의 분발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이어폰용 솜과 파우치가 있는데, 이 파우치 역시나 EH600과 동일하다.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할만한 패키지지만 역시나 전체적으로 제품과 그리 어울리는 놈들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꿀꿀한 패키징과 달리 이어폰 본체의 만듦새는 상당하다.
프라스틱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금속성의 이미지를 잘 주고 있어서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헤어라인도 부담스럽지 않다.
이어폰의 전면부의 유닛부는 철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디자인은 삼성 번들의 공통적인 특징인데, 아무래도 디자인 컨셉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케이블의 재질 면에서는 불만이 있는데, EH600의 직조형 케이블을 여기에서도 사용했으면 한다. 그것만으로도 더 고급스런 디자인이 될 것인데.. 일반적인 고무 재질이라는 것이 아쉽다.
Y케이블의 연결선이나 단자 부분은 아무래도 EH600과 공통된 부분을 많이 사용하는데, 비용절감의 노력이 아닐까 한다.
귀에 착용시 프라스틱 재질로 인해 살짝 미끌리는 느낌이 있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실제로 귀에 잘 맞는다는 느낌은 아니다. 번들로 주는 솜을 사용하면 귀에 잘 부착이 되지만 그래도 살짝 걱정이 된다.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완성도는 상당히 좋다.
가격을 생각해도 말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패키지가 너무 수수한 문제도 있고, 다른 문제로 삼성이라는 마크가 온 제품 전신에 써져 있는데, 이런 충성 디자인은 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차라리 독특한 색깔(애플의 경우에는 흰색 번들 이어폰)이나 특정한 디자인적인 포인트(소니의 비대칭 이어폰) 를 줘서 이걸 끼고 있으면 아, 이 제품은 삼성의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3. 음악 감상
계속 말하지만 이어폰은 음악을 들으라고 만든 제품이니만큼 음악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32옴의 106dB라는 음압은 생각보다 이어폰에서는 낮은 음압이라 걱정을 했는데,(EH600도 동일하지만 커널이니깐 별 걱정이 없었다 ) 생각보다 대부분의 MP3P에서 별 볼륨을 높이지 않고도 높은 음을 내는 것이 가능했다.
이상은의 공무도화가를 들어보면, 저역의 북치는 파워랄까 에너지감이 좀 약하다. 저역이 없다라고 느껴지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깊이 내려가는 힘이나 귀에 딱 딱딱 하고 강하게 몰아치는 느낌이 작다.
또 반응이라는 부분에서 평범하다.
이상은의 삼도천이나 채리필터의 내게로 와를 들을 때, 느낀 부분이지만 반응이 느리면 왠지 모르게 노래의 힘이 안 느껴지는데, EP500의 경우에는 부족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다. 평범하달까?
중역대를 느끼기 위해서 오세암의 마음을 다해 부르면을 넣어보자. 이 곡을 자주 테스트에 쓰는 이유는 역시나 여성보컬과 남성 보컬 둘 다 비교해가면서 어느 쪽이 더 어울리는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데 EP500은 특히 여성 보컬이 사용되는 중고역 부분을 살짝 강조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남성 보컬의 표현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고역대의 이미지가 강해지면 음이 너무 경질로 가곤하는 경우가 많은데, EP500은 이 부분을 잘 억제해서 음이 피곤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클래식 단품의 경우에는 그저 평범한 인상이 강하다. 스테이지감은 생각보다 넓지만 딱 맞는 위상이 느껴지지 않아서, 약간 음이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펼쳐진다. 보통 이 가격대의 이어폰을 생각하면 괜찮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엄청나다는 느낌은 아니다.
대편성을 들어보면 어떨까?
대편성곡에서도 그저 그럴 가능성을 생각했는데, 상당하게 음악을 표현하고 있다. 해상력은 살짝 모자라지만 음이 혼란스럽게 된다던가, 아니면 뭉쳐서 소리가 엉망이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온다. 상상외로 클래식에 어울릴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전체적인 음의 튜닝은 가요 그것도 여성 보컬에 상당히 어울린다. 소녀시대라던가 소녀시대라던가 소녀시대와 같은 말이다. 물론 약간 중고역의 강조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클래식을 들어도 만족스러움 느낌을 받는다.
Ep-1 개발자가 밸런스를 중시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상당히 대중적인 소리가 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 부분의 문제가 있다면 역시나 번들 소리다운 음이라는 점이다. 번들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색이 강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쁘고 그래도 재미있긴 하지만 자기만의 개성이 약하기 때문에 따로 구입한다고 하는 개념으로 접근하긴 좀 애매한 점도 있다.
또 이 이어폰의 다른 약점은 차음성 부분이다.(사실 오픈식 일반 이어폰으로는 당연한 문제지만…)
전체적으로 차음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 소음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이어폰용 솜을 쓰지 않으면 저음역이 확 죽어버린다.
4. 결론
많은 불만 사항을 말했지만 이 제품은 번들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아주 충실하다. 대중적인 소리 성향, 잘 만든 만듦새, 사용시에 특별한 제약사항도 없고,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좋은 음질과 품질을 가진 좋은 이어폰이다.
번들의 리테일 판매라는 태생적인 약점 때문에 결국 무난한 선택지가 되어버린 감이 이 제품의 아쉬움이다. 물론 이 부분을 살짝 역전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디자인이나 리테일 패키지의 품질일 것이다. 잘만 패키지에 신경을 썼다면 비싼 제품을 번들로 주네~~ 따로 사 봐야지 라는 느낌이 들텐데, 지금 패키지나 제품의 구성을 보면 싼 번들을 판다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이 극단을 나뉘고 있는 요즘 시장 상황을 보면 가격대 성능비나 이 가격대 최고의 제품이라는 수사가 잘 먹힐지도 의문이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눈에 띌지도 의문이다.
이어폰을 산다면 아주 무난한 선택지는 될 수 있다. 이 제품의 최대 의의이자 장점이니깐, 하지만 그 정도로 만족해야 할까?
그렇기에 다음 삼성의 제품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