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뜨거운 날씨였던 6월 17일, 이 날 홍대에서는 두 가지 큰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벤트는 이 날 벌어진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예선전 거리 응원이었고, 두번째 이번트는 이번으로 6번째를 맞는 라이브셋 공연이었죠. 이번 라이브셋은 월드컵 특집으로 '라이브셋 남아공 2010'이란 타이틀로 진행됐습니다. 라이브셋 공연 후엔 모두 함께 대/한/민/국/을 연호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 것도 물론이고 말이죠. 라이브 공연 뒤의 월드컵 응원이라니... 꽤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홍대로 향했습니다. 라이브 공연과 월드컵 응원을 쭈욱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달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잠시 들긴 했지만 음악과 함께라면 뭐든 두려울게 있겠어요? ^^
4시반쯤 도착한 홍대 지하철역 앞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분위기로 가득했습니다. 거리 노점에서 월드컵 응원 물품을 파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상인들이 붉은색 티셔츠로 입고 월드컵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었죠.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 약간 지치기도 했지만 라이브셋 생각에 힘을 내며 홍대로 향했습니다.
라이브셋과 월드컵 응원전이 벌어질 홍대운동장 앞에는 많은 표지판과 안내 부스가 놓여있었죠. 안내 부스에 계신 분들과 무대가 설치된운동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모두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어 붉은 물결의 행렬이!
이 곳이 바로 홍대 대운동장에 마련된 무대와 대형 스크린. 이른 시간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진 않았더랬죠. 하지만 라이브셋의 열기가 고조되고 경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저 넓은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차게 됩니다.
공연 시작전 주변을 잠시 돌아보다 눈에 확 들어온 자그마한 트럭 하나! 가까이 다가가보니 라이브셋을 주최하는 삼성의 YEPP의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더라구요.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가장 먼저 눈에 띈건 YP-RB. 핑크 버전 실물은 처음 보는데 R0와 같은 핫!핑크네요. 남자라면 블랙이란 말도 있지만 점점 무난한 것보다는 눈에 띄는게 더 마음에 드는 저. 이거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도 아니고 ㅎㅎ;;
M1과 R1 또한 RB 옆에 전시되어 있었죠. 트럭에 달린 TV에서는 M1에서 TV-OUT된 동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TV에 나온 유이에 눈길이 저절로~ 호호.
YEPP MP3를 잠시 둘러보고 뒤돌아서니 드디어 라이브셋의 첫번째 무대가 막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빨리 무대 앞으로~
1. 씨스타
라이브셋 남아공 2010의 오프닝 무대는 얼마전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인 씨스타가 맡았습니다. 락과 힙합이 주메뉴였던 라이브셋에 왠 걸그룹이지?라며 의아해 할 분도 있겠죠. 하지만 씨스타의 멤버 중 하나인 효린이 장근석의 신곡인 매직 드래그에 참여한걸 안다면 고개를 끄덕일만 할 겁니다. 정말 따끈따끈한 신인인 씨스타의 무대는 신인다운 발랄함과 수줍음이 함께 한 무대로 첫 싱글 'Push Push'와 박지성 선수 응원가인 '위 네버 고 얼론(We Never Go Alone)' 두 곡을 선사하고 내려갔죠. 씨스타를 보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많은 걸그룹들이 라이브셋에 참여했으면 하는 열망이 불끈 솟아오르더군요. 응?
Push Push Baby!!
2. 루버더키
라이브셋의 두번째 주자는 걸그룹에 이은 걸 밴드인 루버더키.기타, 베이스, 드럼 세 명의 아름다운 소녀로 구성된 루버더키는 펑크를 주축으로 하는 락음악을 들려줬습니다. 메인 보컬 없이 각자의 파트를 돌아가며 노래를 불러줬는데, 그 중 드럼을 두들기며 노래를 하던 언니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죠. 드럼치며 노래부르는 뮤지션을 보면 언제나 어떻게 저 두가지를 한번에 할 수 있을까란 신기함이 들더라구요. 작사, 작곡과 연주, 프로듀싱까지 모두 소화해내는 루버더키. 앞으로의 발걸음이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3. 노브레인
응원과 가장 잘 맞는 음악이라면 펑크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펑크락의 기원이야 응원과는 전혀 딴세상에 있더라도 그 패기는 응원, 특히 축구 응원과 굉장히 닮은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라이브셋 남아공 2010에는 펑크 밴드가 제법 많았어요. 펑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밴드는 바로 노브레인. 네번째로 바톤 터치를 한 노브레인은 자신의 노래 제목처럼 미친듯 놀며 라이브셋과 월드컵 응원의 분위기를 확 달궈놓았습니다. 많은 축구 관련 응원곡을 부른 노브레인은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을 위한 노래 두 곡을 선사해주기도 했습니다.
4. 카피머신
이번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 가장 귀에 많이 들리는 응원가는 빅뱅, 트랙스픽션,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함께 부른 '승리의 함성(The Shouts of Reds)'겠죠. 그럼 그 다음은? 아마 '오레오레오 대한민국, 오레오레오 우리의 한국'이란 가사로 시작하는 '우리의 한국'일 겁니다. '우리의 한국'의 주인공이 바로 카피머신. 전 레이지본 멤버들로 구성된 카피머신은 역시 월드컵 응원가로 쓰이는 'Go West'부터 '우리의 한국'을 거쳐 '사노라면'까지 라이브셋을 축제의 한마당으로 만들고 내려갔습니다.
5. 슈프림팀
아이돌과는 거리가 먼 라이브셋에서 소녀팬들의 날카로운 샤우팅을 듣기란 좀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라이브셋에서 그녀들의 성대를 자극하는 유일한 팀이 있으니, 바로 슈프림팀. 제가 힙합계의 아이돌이라고 부르는 슈프림팀이 라이브셋에 등장하면 제법 많은 소녀팬들도 함께 볼 수 있죠 ㅋ 라이브셋 시즌 4보다 이번에는 그 수가 더 늘어난 듯 합니다. 실력과 인기를 갖춘 슈프림팀의 등장 이후 라이브셋에 참여한 관객들의 수는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그들의 노래처럼 슈퍼매직?
6. 슈가도넛
슈프림팀 다음으로 공연한 팀은 예상 외로 수더분한 외모의 슈가 도넛. 그들은 가까이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이전 라이브셋에서 그들의 공연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 땐 다른 관객들의 뒷통수만 바라봤을 뿐이죠. 수더분한 슈가도넛이었지만 그들의 공연은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뜨겁게 열정적이었습니다. 슈가도넛 역시 축구 응원계의 단골로 자신들이 만든 수원 삼성 응원가를 개사한 '한국 나의 한국'으로 월드컵을 향한 분위기를 더욱 뜨거워져 갔습니다.
7. 소울컴퍼니 (더 콰이엇, 키비)
슈프림팀과 함께 힙합을 공연한 소울컴퍼니의 더 콰이엇과 키비. 그들의 무대는 마구 달리던 라이브셋에 잠깐의 휴식을 가져왔습니다. 아무리 젊음이 좋다지만 잠깐은 쉬어야 나중에 열심히 대한민국을 응원할 수 있죠. 저도 뒤에서 잠시동안 앉아서 공연을 즐겼더랬죠. ^^
8. 넘버원 코리아
잠깐의 휴식 이후 월드컵 우승을 기원하는 듯한 밴드명을 가지고 있는 넘버원 코리안이 등장하자 라이브셋은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트럼펫, 색소폰, 트럼본의 다양한 브라스로 무장한 넘버원 코리안의 무대는 대 아르헨티나전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파이팅과 함께 왠지 모를 긴장감도 함께 가져왔습니다. 민요 아리랑을 편곡한 '아리랑'을 불러서였을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홍대 대운동장에는 점점 더 거세게 붉은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9. 리쌍
라이브셋의 마지막팀인 리쌍의 공연 바로 전. 무대 앞쪽 공간과 뒤쪽 스탠드는 드디어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지금까지 라이브셋을 봤지만 이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인건 처음이었죠. 더구나 붉은 옷을 입을 사람들이 붉은 응원 막대를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은 장관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리쌍과 월드컵 응원의 힘 덕분이었죠.
리쌍의 멤버 중 한명인 길이 먼저 무한도전에서 만든 노래인 '난 멋있어'를 부르며 등장하자 대운동장은 함성으로 가득찼습니다. 요란하게 '난 멋있어'를 끝낸 길은 아직 나머지 멤버가 도착하지 않았다며 잠시 만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저기서 꿀단지를 보여달란 요청에 길은 모자와 외투를 벗는걸로 화답했습니다. 다이어트의 효과 때문인지 홀쭉해진 배를 살짝 구경할 수 있었죠. 아, 나도 뱃살을 줄여야 하는데...;;
암튼 잠깐의 만담 후 개리와 정인이 등장했고 라이브셋의 열기는 정점을 향해 흘러갔습니다. 리쌍의 노래들은 월드컵 응원과는 어울리지 않을까 했지만 '우리 지금 만나' -> '우리 지금 이겨'라는 재치있는 개사로 라이브셋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월드컵 응원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월드컵 응원전....
라이브셋의 열기가 물러난 후 그 빈자리는 사람들이 쓴 머리띠의 붉은 빛이 대신했습니다. 경기 결과는 다들 알겠지만 대한민국의 1:4 패. 후반 초만 해도 팽팽한 경기였는데... 아쉽고 안타까운건 국민들 뿐아니라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겠죠. 이제 16강을 향한 승부는 23일 나이지리아전에 달렸습니다. 승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라이브셋에서, 그 후 열린 월드컵 응원에서 우리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땀흘렸다는 사실이 아닐까요? 패배의 아픔이 쓰라리더라도 우리가 함께 한 그 마음은 언제나 기억됐으면 합니다.
그럼, 라이브셋 남아공 2010의 그 열기를 영상으로 확인하며 이번 라이브셋 후기는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틀 뒤 새벽 나이지리아전과 다음 라이브셋을 기약하면서 말이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