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초쯤인가요, 배우 장근석은 'Just Drag'라는 디지털 싱글을 하나 내놓았습니다. 장근석은 "베토벤 바이러스" OST에 '들리나요 part2'를 부르기도 했었는데요, 'Just Drag'는 올해초에 내놓은 '터치홀릭'에 이은 장근석씨의 두번째 디지털 싱글입니다. 장근석은 삼성 MP3 플레이어 옙 모델로 활동중인데 'Just Drag'는 얼마전 시작한 YP-M1의 광고 음악으로 쓰이기도 했죠. '터치홀릭'과 'Just Drag' 두 싱글에는 오토튠이라는 음악 기법이 쓰였습니다. 이 두 곡을 듣다보면 중간 중간 전자음처럼 변조된 장근석의 보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변조된 보컬톤을 만들어낸 기법이 바로 오토튠입니다.
오토튠 기법은 장근석의 두 싱글 뿐만 아니라 요즘 나오는 많은 노래들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빅뱅+ 2NE1의 '롤리팝', 2NE1의 'Fire', 슈퍼 주니어의 '쏘리 쏘리', 그리고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Abracadabra' 등 댄스곡에서 특히 더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판에서 전반적인 유행이라 할 정도로 많은 노래에서 오토튠 기법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오토튠 기법을 쓰면 노래가 독특하면서도 세련되게 들리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며 이런 효과가 들어간 노래를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일 겁니다.
오토튠을 통한 보컬 변조의 시작은 대중음악의 유행을 이끄는 미국 팝 음악이었습니다. 1998년 쉐어(Cher)가 싱글 'Believe'에서 오토튠 변조를 사용해 팝음악 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이후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One More Time'에서 훌륭하게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간혹 노래에 양념처럼 사용되던 오토튠 변조가 큰 유행이 된건 미국 R&B 뮤지션 티페인(T-Pain)이 <Rappa Ternt Sanga>을 내놓으면서부터 입니다. 티페인이 큰 성공을 거두자 미국 팝시장에서는 오토튠 음성 변조가 득세를 했고 이 영향이 국내 대중음악시장에는 미치게 됩니다.
오토튠은 본래 보컬 변조용으로 탄생한 것은 아닙니다. 오토튠(Auto Tune)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목적은 음정 교정을 위한 기구입니다. Antares Audio Technologies社에서 스튜디오 녹음시 불안한 음정을 교정하기 위해 1997년 개발했으며 개발 이후 음정 교정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가창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쓰이겠지만 가창력이 뛰어난 일부 가수들도 완벽을 기하기 위해 종종 쓰고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긴 합니다. 오토튠은 음정 교정 외에 다른 용도로도 쓰이는데 그것이 바로 보컬을 교묘하게 변조해 색다른 보컬톤을 만드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으로 인해 보컬 변조를 한 많은 노래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오토튠에 대해 요즘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토튠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전자기계음처럼 변조된 목소리 때문에 노래는 가벼워지고 재미만을 쫓는 상황이 된데다 기계로 만져진 인간의 음성에서는 감동을 느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인디락 밴드 데스 캡 포 큐티(Death Cab For Cutie)가 올해 2월에 열린 51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푸른 리본을 옷에 달아 반대의 뜻을 펼쳤으며, 제이지(Jay-Z)는 올해 6월에 Dead or Alive가 아닌 Death Of Auto-Tune이라는 의미의 'D.O.A'라는 싱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얼마전 한 웹진에서 오토튠 사용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내놓았으며 음악 청자들 사이에서도 오토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중음악계의 획일화 현상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종류의 논란이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대중화될 때마다 일어나고는 했습니다. 바로 음악의 진정성과 관련된 문제로 말이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초 녹음 기술이 발명되었을 때부터 음악의 진정성 문제는 항상 논란거리였습니다. 이 진정성의 실체는 사실 불명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렉 기타의 등장 때나 신시사이저를 이용한 전자 음악의 사용이 대중 음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할 때도 그랬으며 조금 다른 측면이기는 하지만 음악 소비 수단이 LP->CD->MP3로 변화할 때도 이런 논란은 항상 있었습니다. 즉,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음악에 도입될 때는 비슷한 논란이 종종 일어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살아남느냐 도퇴하느냐는 음악의 진정성에 따라 결정되지 않았고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리고 대중의 취향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오토튠 활용에 대한 논란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대중의 취향이 변하게 되면 오토튠의 사용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오토튠을 잘 활용한 노래만이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음악을 즐겨 듣는 한 사람으로 어디를 가든 비슷한 노래가 들려오면 짜증날 때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그 유행을 비판하기보다는 다양한 음악을 찾는 일이 더 생산적 일이 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